
대구 야시골 공원에서 맨발 걷기를 했습니다. 봄이라고 하지만 쌀쌀한 바람이 부는 오늘, 오랜만에 맨발 걷기를 하러 야시골 공원에 올라갔습니다. 4월을 앞두고 있지만 볼에 스치는 공기는 차가웠습니다. 야시골에도 벚꽃이 피었네요. 활짝 만개하진 않았지만 한가롭게 꽃구경도 하고 맨발로 둘레길을 걸으니, 3월 내내 나를 괴롭히던 편두통이 사라지는 듯했어요..
한동안 발가락이 아파 맨발 걷기를 멈췄더니 몸이 무겁고 상쾌하지가 않았어요. 겨울에는 너무 춥기도 했었고요.. 무엇보다 수면의 질이 너무 떨어져서 자다가도 몇 번이나 깨고 아침에 잠을 깨도 벌떡 일어나서 움직여지지가 않았어요. 돌이켜보니 맨발 걷기를 할 때는 수면의 질이 이렇게나 낮지는 않았던 것 같았죠. 이제 맨발 걷기를 다시 해 보아야지 마음을 먹고 야시골로 향했습니다. 쌀쌀한 날씨 때문인지 황톳길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천천히 둘레길을 따라 걸으니 야시골의 흙속
음이온이 내 몸의 양전하를 다 흡착시켜 줘서 상쾌함이 이루 말할 수가 없었어요. 역시 맨발 걷기는 과학이야!! 둘레길을 한 바퀴씩 돌 때마다 자갈지압 공간 옆의 작은 공간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벚꽃나무들은 봄의 정취를 소박하게나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조용히 벚꽃들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활짝 필 때까지 매일 와서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꽃들도 다음 주말쯤에 오면 떨어지겠지요. 문득, 이 은택 시인의 “벚꽃”시가 생각이 났습니다. “벚꽃이 왜 /봄비에 빨리 지는가 /자기들 져야 속잎 나오는 거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봄 가기 전 속잎들 나와서 /봄비 한 번 맞아보라고 빨리 지는 것이다/ 봄비는 사랑 같은 것/ 적시고 만져지지만 /느닷없이 식는다는 걸 알라고/ 그래서 빨리 지는 것이다”
벚꽃이 잠시 피었다가 지는 아쉬움을 이렇게 심오하게 시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니, 이런, 시인이 있다니!
벚꽃과 함께 한 야시골 공원에서의 맨발 걷기였다..